결혼 준비를 위해 저희의 블로그를 방문해주신
예비부부 여러분의 행복한 결혼식을 응원합니다!
이제 결혼식의 모든 것들이 정해졌습니다. 여기까지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결혼식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두 사람이 드디어 결혼식장, 웨딩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웨딩 스튜디오, 예복, 결혼반지, 결혼식 행사, 청첩장, 초대, 본식 촬영 등 수많은 할 일들을 무사히 끝마쳤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결혼식뿐입니다. 결혼식뿐이어야만 했습니다.
코로나 걱정
저희가 결혼 준비를 시작한 2020년 1월 중순에는 코로나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 질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게 예식장을 계약하고 나서 대구에서 한번 확진자가 급증했고, 다행스럽게도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어서 안정화가 되어가던 추세였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도 결코 방심하지 않고, 예식장 측에 시식하러 가서도 철저한 방역 조치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고, 어린 아기를 키우거나, 나이가 있으신 지인분들께 정중하게 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부탁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너굴뱀(남편)은 어렸을 때 자기를 길러주신 친할머니께도 되도록이면 오시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8월 초까지는 불안하긴 해도, 결혼식에 큰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1주일 앞둔 광복절을 기점으로 모든 것이 다 급변했습니다.
결혼식 3일 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광복절 이후로 계속 불안 불안하다가, 결국 결혼식 3일 전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다람곰(아내)은 광복절부터 결혼식 당일까지 너무나도 많이 울었습니다. 뉴스를 보다가도, 친구들, 지인들에게 오지 말아 달라고 전화를 하면서도 계속 눈물이 났습니다. 너굴뱀(남편)은 그런 다람곰을 보면서 슬프고, 미안하고, 왜 우리의 결혼식이 이렇게 망가져야 하는지 갈 곳없는 분노와 원망이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마저 넋을 놓아버리면 여태까지 준비해왔던 결혼식이 다 허사로 돌아갈 것 같아서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알아본다고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22일이 결혼식인데 19일에 단계가 격상되었고, 그에 따른 행정적인 매뉴얼 공문이 식장측까지 내려오는데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이유였습니다. 정말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웨딩플래너, 헤리츠 컨벤션 측 직원들도 어떻게 손을 쓸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단은 입장 가능한 인원이 50명이 되는 것은 확실한 일이기때문에, 직계 가족과 극소수의 지인들을 제외한 다른 분들에게 결혼식에 오지 말아달라고 전화를 돌렸습니다. 일단 가장 큰 돈이 걸려있는 예식장과의 계약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서 취소, 연기, 강행 등 앞으로의 방향이 잡힐텐데, 그 예식장에 아직도 행정적인 명령이 아무것도 하달된 것이 없다는 것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아무도 먹지 않는 뷔페 300명의 값을 꼼짝없이 지불하게 생겼습니다. 하다못해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있었다면, 연기라도 할텐데, 왜 하필 우리 결혼 며칠 전까지 이렇게 뭐가 어떻게 되는건지 하나도 알 수가 없게 된건지 정말 답답했습니다.
결혼식 2일 전. 취소, 연기 등에 대한 매뉴얼 나옴
그렇게 8월 20일이 되어서야, 결혼식의 연기나 취소, 위약금, 뷔페 대체 답례품 등 자세한 매뉴얼이 예식장 별로 공지가 시작되었습니다. 네이버 카페 등에서 각 식장에서 제시한 공지에 대한 정보 공유가 시작되기도 전에, 저희는 헤리츠 컨벤션 측으로부터 비교적 빠른 시간대에 안내 전화가 왔습니다.
헤리츠 측에서 제시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결혼식 취소 - 취소는 불가능하다.
결혼식 연기 - 결혼식 연기는 내년 3월까지 위약금 없이 진행 가능하다. (식대 등은 재협상)
결혼식 강행 - 홀 50명, 피로연장 50명 총 1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명단을 제출해달라.
답례품 변경 - 기존에 계약했던 식대 가격 그대로 뷔페 식사 제공이 아닌 답례품 제공으로 변경 (와인/홍삼)
최소보증인원 - 기존 계약은 무효, 실제로 입장한 사람 수대로 계산(50명이면 50*36000 = 1,800,000)
내용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헤리츠가 제시해 준 조건들은 정말 너무나도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네이버 카페 등,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다른 웨딩홀들에게 원망을 성토하는 글들이 많았었는데, 헤리츠가 제시해 준 조건들은 결혼식 직전에 큰 화를 입은 예비부부들을 충분히 배려해 준 조건들이었습니다.
저희가 마지막까지 고민했었던 더 채플 앳 청담 같은 경우엔 최소보증인원도 거의 잘 안 줄여주고, 돈은 돈대로 다 받아먹으려 한다고 커뮤니티에 온갖 욕이 다 올라왔었습니다.(실제로 어떻게 조치가 내려졌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주변 어디에도 헤리츠 컨벤션만큼 융통성 있고, 예비부부들을 배려해주는 조건을 제시해 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있었다면 저희는 예식을 연기했을테지만, 이미 결혼식이 코앞이었기 때문에, 드레스, 메이크업, 부케, 본식촬영, 혼주한복, 혼주메이크업, 신랑신부한복, 렌트카, 신혼여행 등의 예약 취소 혹은 연기 가능 여부를 조절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 결혼식을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헤리츠 컨벤션 측에서도 저희의 결정을 존중해주셨고, 그렇다면 남은 시간내에 빠르게 결혼식 식순, 사회자 대본, 입장 인원 명단, 성혼선언문 원고, 혼인서약 원고 등을 제출해 주셔야한다고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일처리를 아주 확실하고 신속하게 해주셔서, 저희의 결혼식이 무사히 끝마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셨습니다.
12월에 결혼 예정이던 너굴뱀(남편)의 지인 커플은, 저희의 이 소식을 듣고 기존의 웨딩홀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헤리츠와 새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불안한 시기, 이렇게 예비부부들을 먼저 생각해주는 웨딩홀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당장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예비부부들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서 이 재난상황을 헤쳐나간 헤리츠컨벤션의 선택은 매우 현명했습니다. 헤리츠 컨벤션이 앞으로 더욱 승승장구하길 진심으로 기원하며, 주변 지인들에게도 많이많이 추천하고 있습니다. 헤리츠는 이렇게 추천을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고마워요 헤리츠!
결혼식 1일 전. 인원 명단, 예식 식순 변경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저희는 식장 입장 인원 명단을 식장 측에 제출했습니다. 양가 직계가족, 사진 촬영을 해 줄 친구 2명, 사회를 봐줄 친구 1명이 저희 두 사람이 초대한 인원 전부입니다. (이 외에는 부모님들이 초대하신 친척 몇 분과 친구분들) 그리고 너굴뱀(남편)은 도저히 축가를 부를 기분이 들지 않을 것 같았기에 식순에서 축가를 빼버렸습니다.
너굴뱀과 다람곰의 결혼식
이렇게 비록 저희는 결혼식 직전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일어나서 결혼식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지만, 이 글을 보시면서 결혼식 준비를 하고 계신 예비부부님들은 이런 문제 없이 행복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제발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결혼식을 제대로 올리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코로나가 종식되면, 친한 지인들을 불러서 파티를 열 계획을 세웠습니다. 스몰웨딩까지는 아니어도, 그런 자리를 마련하게 된다면, 그 준비과정과 후기도 글로 써보겠습니다. 다음 글은 이런 비상사태가 없는 결혼식 전날은 어떤 것들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다음 글
[결혼 준비] 가장 바쁜 결혼식 전날!
(성혼선언문, 혼인서약, 한복 대여 등 할 일이 많습니다!)
너굴뱀과 다람곰의 결혼 준비 시작은 2020년 1월 초,
결혼식 본식은 2020년 8월 22일이었습니다.
(저희 블로그는 업체나 인물로부터 홍보를 대가로 어떤 것도 받지 않았습니다.)
좋았던 곳은 좋았던 이유를
좋지 않았던 곳은 좋지 않았던 이유를
직접 겪은 사실을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