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를 위해 이 블로그에 들러주신
예랑/예신 여러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결혼은 처음 하는 거라 너굴뱀(남편), 다람곰(아내)부부는 우왕좌왕하며 갖은 우여곡절 끝에 웨딩촬영까지 끝냈습니다. 이제 결혼식 날짜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슬슬 '청첩장'을 만들어야 하겠군요!
청첩장?
청첩장은 쉽게 말해서 '결혼식 초대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린 시절 (IMF 오기 전ㅠ) 학교에 가서 친구들한테 생일잔치 초대장을 나눠주던 느낌 기억하시나요? 내가 파티의 주최자이고 내가 올 사람들을 초대한다는 짜릿함!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 청첩장을 나눠주러 다니는 문화는 아직 계속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이제는 이것도 힘들어졌습니다ㅠㅠ) 요즘은 '모바일 청첩장'이라고 카카오톡으로 보낼 수 있는 청첩장(작은 SNS페이지 같은 느낌)도 있어서, 종이 청첩장과 함께 둘 다 준비하셔야 합니다.
종이 청첩장 준비하기
종이 청첩장을 준비하는 시기는 결혼식 3~6개월 전쯤이 좋습니다. 만약 청첩장에 웨딩사진을 넣고 싶으신 경우엔, 웨딩촬영 일정을 결혼식 6개월 전으로 잡고, 수정본 샘플이 나오면 그 사진을 넣으시면 좋습니다. 청첩장을 왜 이렇게 빠른 시기에 준비해야 하는지는 아랫쪽에서 천천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종이 청첩장을 준비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1. 인쇄소 방문 (충무로 등)
예전에는 인쇄소에 직접 방문해서 청첩장 견본을 보고 인쇄를 맡겨서 찾아오는 청첩장 문화가 있었지만, 요즘엔 이런 식으로 준비하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디지털에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들은 충무로 근방에 있는 인쇄소에 가셔서 청첩장 견적을 내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인터넷으로 하시는게 더 편하고 빠르고, 품질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2. 인터넷으로 준비
요즘엔 대부분 이런 식으로 준비합니다. 웨딩박람회에서 나눠주는 쿠폰을 통해서 할인을 받고 모닝글로리, 바른손 등 청첩장 제작 업체 홈페이지를 둘러보고 견본 신청을 하면 그 디자인의 견본들을 받아서 실제로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확인한 디자인을 토대로 최종 디자인을 결정하셔서 레이아웃을 설정하고, 인쇄를 진행하시면 됩니다.
너굴뱀, 다람곰 부부의 청첩장 만들기
너굴뱀(남편), 다람곰(아내)부부는 웨딩박람회장에서 웨딩 플래너님과 계약하면서, 여러 가지 선물과 혜택들을 제공받았습니다. 그 혜택들 중에, 모닝글로리, 바른손 청첩장 15~20% 할인 쿠폰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쿠폰을 사용해서 모닝글로리에서 청첩장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www.mgcard.net/member/login.php
바른손, 보자기 등 많은 사이트들에 다양한 디자인들이 있었지만, 모닝글로리에서 정말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에 가성비도 좋은 청첩장을 찾아버려서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저희 두 사람 다 좋아하는 '나비', 그리고 깔끔한 디자인, 가격도 장당 300원꼴로 총 500장을 15만원에 해결했습니다. 정말 두 사람 다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이었어서 선택과 레이아웃 지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1. 디자인 선택
디자인은 역시 두 사람 다 마음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두 사람의 디자인 선택에 갈등이 있으면 되도록이면 예비 신부를 위해 예랑이가 양보해주세요.(여자 말 잘 듣고 살면 가정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그렇다고 디자인만 마음에 들면 아무 청첩장이나 해도 되는 건 또 아닙니다. 청첩장 디자인에 따라 종이가 접히고, 분리되어있는 등 다양한 변형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것들을 고려해서, 청첩장 본연의 기능인 '인쇄'에 문제가 없는지 잘 파악해야 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엔 그런 것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나중에 약간 후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나비모양이 접히는 부분이 어떻게 해도 약도가 인쇄되는 부분이랑 겹쳐서, 약간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접는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도 나중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청첩장은 다 펼쳐진 상태로 봉투, 스티커와 따로 배송되어 옵니다. 그리고 그 펼쳐진 청첩장을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접어서 봉투에 넣고 스티커로 봉인을 해야합니다. 이렇게 나중에 접을 때를 미리 생각해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희 부부는 그런 면에서 아주 큰 실패를 맛봤습니다.
2. 청첩장 기재사항 등록 (인사말, 결혼식 정보, 이름 등)
결혼식장에 대한 정보, 인사말, 두 사람과 양가 부모님의 이름 등 청첩장에 꼭 필요한 정보들을 청첩장에 어떻게 배치시킬지에 대한 설정입니다. 모닝글로리 같은 경우에는 결혼식장을 검색해서 등록하면, 자세한 약도, 결혼식장의 위치, 대중교통 정보 등 다양한 정보들이 자동으로 입력되어서 아주 편리했습니다. 두 사람과 양가 부모님의 이름, 인사말도 서식에 맞게 입력하시고, 글자 크기 조절 등을 통해서 보기 쉽게 레이아웃을 편집해 주시면 됩니다.
인사말같은 경우에, 사이트에 다양한 예시들이 있으니 그대로 쓰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형식적이고, 겉치레만 번지르르한 화법이 너무 오글거려서 저희는 너굴뱀(남편)의 강력한 어필로 14글자로 인사말을 끝냈습니다.
"결혼합니다.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할 말만 딱! 끝! 이런게 바로 '알잘딱깔센'이겠죠?)
이 인사말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여러분들도 평소에 쓰지도 않는 초등학교 가정통신문 앞부분 같은 문장으로 청첩장을 의미없이 채우시지 마시고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살린 문장들로 청첩장을 채우시면, 보는 사람도 재밌고, 만든 사람도 뿌듯한 개성있는 청첩장이 될 것입니다.
3. 편집디자이너와 최종안 설정
그렇게 디자인을 제출하면 며칠 안으로 모닝글로리 측 디자인 편집자가 한번 더 편집한 결과를 보내주고, 그 결과를 보고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수정 요청을 하시고, 문제가 없으면 그대로 인쇄와 배송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대량 인쇄의 경우, 주문한 장수보다 약간 더 적게 배송될 수도 있기 때문에 예상한 장수보다 약간 더 주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쇄 요청전까지 오,탈자를 꼼꼼하게 다시 한 번 확인해주세요. 인쇄 들어가면 더 이상 수정이 불가능하므로, 이 단계에서 완벽하게 다 체크가 끝나있어야 합니다!
4. 인쇄와 배송
인쇄와 배송에는 약 3일 정도 걸렸습니다. 배송은 청첩장, 봉투, 스티커가 따로따로 오고, 모닝글로리 서비스로 신랑 300장, 신부 200장의 식권이 같이 배송 왔습니다. 특히 청첩장 같은 경우에는 접혀져 있지 않고 펼쳐져 있는 상태 그대로 배송이 됩니다. 그리고 이제 미처 생각해 본 적 없는 노가다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5. 접고 넣고 붙이고
이제부터는 500장의 청첩장을 일일이 접어서 봉투에 넣고, 봉투를 봉인하는 스티커를 붙이는 노가다가 시작됩니다. 앞서 보셨듯이 저희는 나비가 틈 사이로 올라오는 디자인을 이쁘다고 생각해서 조금 입체감이 있는 디자인의 청첩장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한 두장 접으면서 저희가 이쁘다고 생각했던 그 나비가 원망의 대상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청첩장이었다면 그냥 접고 봉투에 넣으면 될 걸, 이 좁은 구멍 사이로 나비가 안 찢어지게 조심조심 빼내서 펼치고 봉투에 넣을 때도 나비가 찢어지지 않게 조심히 넣어야 하는, 한마디로 안 해도 될 고생을 하게 된 건데요. 두 사람 다 퇴근하고 각자 집에서 열심히 접었고, 원래부터 단순 반복 작업에 약한 너굴뱀(남편)은 자기보다 일찍 집에 들어오는 친형에게 장당 50원에 청첩장 접기라는 꿀알바를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담배 2갑 사줬다고 합니다.) 그렇게 결국 꾸역꾸역 청첩장을 다 접고 난 뒤, 이제 같이 배송 온 식권에 도장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6. 식권에 도장 찍기?
'식권이 왔으면 됐지 거기다가 도장은 왜 찍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겁니다. 건물에 홀이 한 개인 경우에는 따로 이렇게 도장을 찍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같은 날 같은 식장에 다른 홀에서 같은 식권으로 식이 진행될 경우, 그게 섞여서 제대로 된 집계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식권은 이렇게 행사나, 업체 측에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기도 해서, 저런 식으로 겹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이소, 인터넷 등으로 간단한 도장을 하나 사서, 한 장 한 장 찍어주면 저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겠죠? 다이소에서 각 1000원에 왕과 왕비 도장을 구매해서 각각 신랑 측, 신부 측 식권에 도장을 쾅쾅! 했습니다.
청첩장 준비, 생각보다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Feat) 다이어트
청첩장 돌리기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일단 두 사람이 일을 하고 있다면, 주말을 이용해서 청첩장을 돌려야 하는데, 지인들과 시간 맞추기도 힘들고 지방에 사는 지인들 만나러 가는 데는 주말을 통째로 다 써야 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저희도 청첩장 돌리기 만만하게 생각하고 결혼식 2달 앞두고 돌리기 시작했는데, 너굴뱀(남편)같은 경우에는 결혼식 1주일 전까지 비행기 타고 진해까지 내려가서 친한 친구에게 청첩장을 돌렸습니다.
청첩장을 돌릴 때에는 그냥 길거리에서 만나서 쥐어주고 빠이빠이하지는 않습니다. 한 끼 식사하면서 청첩장을 주고, 빠이빠이하게되죠. 그리고 그 계산은 모두 결혼을 하는 당사자가 해야 하며, 식사도 샐러드, 산채비빔밥 같은 체중 관리에 좋은 식단이 아닙니다. 동네 친구, 직장동료, 친인척, 대학 친구들과의 술자리도 많이 잡히게 됩니다. 경제적으로도, 다이어트 적으로도 무리가 가는 일정이 될 수도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기간을 길게 잡고, 결혼식 1달 전쯤에 청첩장 돌리기를 끝내 놓고, 나머지 1개월 동안은 체중관리, 피부관리 등 결혼식을 위한 준비를 위한 기간으로 잡으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간적으로 더 여유롭게, 경제적으로도 더 유연성 있게, 결혼식 준비(체중관리, 피부관리 등)도 더 잘하기 위해서 청첩장 준비는 결혼 6개월 전쯤에 하시는 것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모바일 청첩장
모바일 청첩장은 결혼식 1달 전 쯤 홈페이지에 접속하셔서 준비하시면 됩니다. 저희같은 경우엔 모닝글로리 사이트에서 청첩장을 만들면서 모바일 청첩장에 대해서도 알아봤었기 때문에, 모바일 청첩장도 모닝글로리에서 해결했습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4주 무료 이용 쿠폰이 지급되니까 결혼식 4주 전쯤에 가입하시면서 만드시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4주동안만 이용했고, 그 정도 기간이면 딱 좋은 것 같더라고요. 그냥 완전히 무료로 모바일 청첩장을 해결했고, 나름 나쁘지 않은 퀄리티에 만족했습니다!
모바일 청첩장 맨 아래 기타 안내에 자기가 쓰고 있는 일렉기타 모델명을 써놓고
누군가 이 깨알같은 장난을 발견해주길 기대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딴거에 신경 1도 안써서 상처받은 너굴뱀(남편)ㅠㅠ
그리고 종이 쪼가리가 되어버린 청첩장
저희가 준비한 청첩장과 식권들은 결혼식 1주일 앞둔 광복절에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됨에 따라, 초대장이지만 초대할 수 없는 청첩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소중한 친구 단 한명에게 청첩장을 직접 주고 싶은 나머지 비행기 타고 진해까지 내려가서 직접 청첩장을 주던 너굴뱀(남편)은 청첩장을 주면서 뉴스를 접하고 그 친구에게 위로를 받았고, 역시 마찬가지로 다른 친구 한 명을 만나러 갔던 다람곰(아내)도 청첩장을 주다가 반대로 위로를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결국 결혼식날까지 청첩장을 돌린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결혼식에 오지 말아달라고 연락을 돌리고, 다람곰은 1주일동안 매일매일 많이도 울었습니다. 너굴뱀은 새벽에도 잠을 못이루고 수락산 근처 아무도 안오는 길가에서 줄담배만 피워댔습니다. 결국 친척도 몇 초대하지 못하고, 직계가족과 몇 명의 지인들만 참석한 텅 빈 결혼식장에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청첩장을 돌리면서 받았던 따뜻한 축하와 응원의 말들은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청첩장, 누군가에게는 그냥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가기 싫은 결혼식을 굳이 알려주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할지 몰라도, 신랑 신부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받고 싶은 결혼식을 알리는 소중한 초대장입니다. 결혼을 준비하시는 두 분, 청첩장 잘 선택하셔서 행복한 결혼식 올리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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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겪은 사실을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