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로 바쁘신 와중에 저희 블로그를 방문해주신
예비부부 여러분의 행복한 결혼식을 기원합니다!
결혼 준비에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1년에 2번 있는 민족 대 명절인 설날과 추석 중 적어도 하나는 결혼을 준비하는 와중에 맞게 됩니다. 아직 정식으로 결혼한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꼭 찾아뵈어야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안 가자니 뭔가 좀 마음에 걸리고... 이런 애매한 포지션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이 많이 있을 텐데요. 저희도 결혼을 준비하는 와중에 구정을 맞아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준비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함께 알아보실까요?
명절 인사 주의사항
1. 갈지 말지 고민?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렇게 명절에 인사를 가는 것을 반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아직 가족도 아닌데 명절에 가는 것은 좀 과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꼭 가셔야 합니다. 어차피 다음 명절부터는 부부가 되어서 꼭 가야 할 거 미리 한 번 가서 좋은 인상 심어줘서 나쁠 건 없습니다.
2. 명절 음식 준비까지 가야하는가?
저희들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명절 음식 준비는 결혼을 한 다음, 어떻게 하면 될지에 대해서 어른들과 이야기를 해서 정해주세요. 아직 결혼 안 한 상태인데 시댁에서 명절 음식 준비를 시키고, 안 온다고 구박하거나 티를 내면 그건 100% 신랑 잘못입니다.
3. 선물
음식 준비를 돕진 않아도, 센스 있는 선물 정도는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부모님들, 장인 장모님이 좋아하실 만한 선물을 준비하셔야 하는데, 미리 각자 부모님들이 좋아하시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에 맞춰서 선물을 구매해주세요. 이렇게 사전 정보 교환이 없는 상태로 선물을 샀다가. 금주중인 장인어른께 술을 선물한다던가, 틀니를 하신 시아버지께 건어물을 선물한다던가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4. 방문 타이밍
명절날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집으로 직접 찾아뵙는 경우엔 되도록이면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 방문해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편이 좋습니다. 모르는 사람들 속에 혼자 가는 것이 두려우시긴 하겠지만, '어차피 결혼 전에 돌아다니면서 인사드리느니, 이렇게 알아서 다 모여있어 주시니 고마울 지경'이라고 계속 자기 최면을 걸어주시면서 방문해주세요. 하지만 차례를 지내고 있는 시간은 너무 혼잡스럽거나 인사드리기 애매한 분위기니까 피해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5. 너무 빨리 치고 빠지면 안 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XX와 결혼할 사이인 XXX입니다. 안녕히 계세요."하고 나오실 생각이시라면 지금 당장 그 생각을 곱게 접어서 타는 쓰레기로 배출해 주세요. 방문을 하신다면 적어도 밥은 한 끼 드시고 나오셔야 합니다.
6. 옷차림
당연히 츄리닝에 쪼리 끌고 가시면 안 됩니다. 당연히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가시면 안됩니다. 그렇다고 완전 슈트 차림으로 가실 필요도 없습니다. 캐주얼하되 외투를 갖춰 입은 느낌으로 가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신랑의 경우 면바지, 셔츠, 카디건 정도면 무난하게 괜찮습니다. 겨울철인 경우에는 코트, 니트, 무난한 바지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신부의 경우 어른들이 보시기에 문제가 없을 무난한 옷, 그리고 앉았다 일어나기에 편한 옷 위주로 골라주세요. 소파에 앉거나, 식탁에 앉을 수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 절을 시키거나, 거실 바닥에 상을 차려놓고 먹을 수도 있으므로, 활동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옷으로 골라주세요!
7. 과일 바구니
명절 인사 선물에는 역시 과일 바구니가 빠지지 않습니다. 과일바구니는 꼭 준비해주세요!
8. 꼭 집으로 가야 하나?
인사드리러 가실 때는 꼭 집으로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어머님들이 그렇게 따로 또 손님 받는 것이 더 힘이 드실 수 있습니다. 차라리 식당에서 뵙는 것이 더 편하실 수 있으니, 근처에 괜찮은 식당을 알아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명절 인사 꿀팁
1. 선물 고르기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서로 먼저 각자의 부모님의 취향을 공유한 대로 골라주시면 됩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을 때에는 건강식품을 사가는 것이 가장 무난하고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추천해드리는 선물은 홍삼입니다. 어른들께 선물로 드리기에 무난하고, 홍삼은 체질 상 맞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2. 선물은 백화점에서!
같은 물건을 사도, 백화점에서 사서 백화점 쇼핑백에 담아서 가져가시는 것이 조금 더 성의 있어 보입니다. 너무 속물스러운 발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준비해서 손해 볼 것은 없습니다. 다른 곳 보다 조금 더 비쌀지라도, 백화점에서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3. 과일바구니는 어디서?
과일바구니 같은 경우, 직접 바구니부터 과일까지 구입해서 만든다면, 백화점에서 사는 것보다 약 절반 가량의 가격으로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롯데백화점 과일바구니가 약 20만원 정도 했었는데, 저희는 꽃집에서 바구니 구매, 홈플러스에서 과일들을 직접 사서 포장하는 데에 약 12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안에 들어있는 과일도, 저희가 직접 만든 것이 더 괜찮아 보였습니다. 바쁘신 분들은 백화점에서 과일바구니도 해결해주시고, 좀 더 절약하고 싶으신 분들은 직접 만들어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4. 인사는 명절 당일 오후, 명절 다음날
차례가 끝나고 점심을 먹은 다음 시간대에 인사를 드리러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차례를 준비하고, 차례를 지낼 때까지는 일도 많고 정신이 없지만, 차례가 끝난 다음부터는 가족들도 마음이 한결 편해지기 때문에, 차례가 끝난 다음 인사하러 가시는 걸 추천해드립니다.
5. 인사하러 갈 때 마중 나가기
만약 신랑이 신부 집으로 인사를 드리러 갔다면, 그 근처에서 연락을 해서 신부가 데리러 나와서 함께 들어가 주세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선물이 많을 경우에는 자차가 있는 쪽이 데리러 가주셔도 좋습니다. 가뜩이나 예비 시댁에 들어가는 것도 긴장되는데 그걸 혼자서 들어가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내 가족을 만나러 오는 길을 두려워하게 되기 전에, 서로 잘 챙겨줍시다!
6. 조심할 것 미리 숙지
이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저희는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지 서로 많은 대화를 통해 먼저 알아보았습니다. 종교, 정치 등 신념이 달린 주제, 가정사에 민감한 부분이 있는지, 혹시 조심해야 할 말이 있는지 서로 먼저 알아놓고, 그것을 잘 지켜서 혹시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주세요.
7. 명절엔 되도록이면 식당 예약해서 가세요.
명절에 차례상 차리고 가족들 맞이하는 것만으로도 고생하시는 어머님들, 또 다른 손님으로 찾아뵙기보다는 바람도 쐬실 겸, 밖으로 초대해서 저희가 예약한 좋은 식당에서 밥 한 끼 대접해 드리는 것이 훨씬 좋은 인상을 심어드릴 수 있겠습니다.
너굴뱀과 다람곰의 명절 인사
저희는 2020년 1월 중순부터 결혼 준비를 시작해서 2020년 8월 22일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저희가 결혼 준비를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구정'이 다가왔었습니다. 이미 올해 여름에 결혼하는 것은 알고 계시고, 상견례 날짜도 잡아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하게 인사만 드리자고 미리 말씀을 드려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노원역에 있는 롯데 백화점 지하 1층에서 각자 부모님께 선물로 드릴 건강식품들을 구입했습니다. 홍삼 세트, 산삼 배양근, 견과류 세트 등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선물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각 집안에 인사하러 갈 시간을 정하는 과정에서 다람곰(아내)친정 쪽은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어서 명절 1주일 전에 그 근처 한식당을 예약해서 찾아뵈었습니다. 너굴뱀(남편)은 배가 불러도 계속 더먹으라고 해주시는 장모님덕에 터질듯한 배를 움켜쥐고 목젖까지 밥을 밀어넣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먹고 싶었던 갈비찜은 손이 안 닿아서 먹지는 못하고, 평소에 싫어하던 호박죽과 풀때기만을 반찬으로 삼아서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대화 중간 중간 다람곰(아내)이 너굴뱀(남편)의 칭찬을 해주고, 부모님과 예비 신랑 사이의 분위기를 좋게 이끌기 위해서 시종일관 밝은 모습을 보이면서 노력했습니다. 여태껏 본 모습 중에서 가장 의지가 되는 다람곰(아내)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다람곰(아내) 가족과 인사하기는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너굴뱀(남편) 가족 인사드리기가 남았습니다. 너굴뱀(남편)집안은 구정 당일 차례가 끝난 오후에 노원역에 있는 룸식 일식집에서 뵙기로 했습니다. 구정 2일 전, 두 사람은 꽃집에서 바구니를 구입하고, 다이소에서 포장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홈플러스로 가서 파인애플, 멜론, 망고, 아보카도, 키위, 포도. 오렌지 등 과일들을 구입했습니다. 이렇게 구매한 과일들과 포장용품들로 바구니를 채우고 나니, 약간 붉은빛이 모자란 감이 있어서 냉장고에 있던 비트를 꺼내서 담았습니다. (비트가 과일은 아니지만...)
그리고 구정 당일, 너굴뱀(남편)은 차례가 끝나자마자 다람곰(아내)을 만나러 갔습니다. 아침부터 잔뜩 긴장한 상태인 다람곰(아내)은 이미 준비는 끝내 놓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돼서 두 사람은 일식집으로 향했습니다.
너굴뱀(남편)의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집안의 최고 어른이신 할머니 이렇게 3명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예약해 놓은 방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다람곰은 엄청 긴장해 있었지만, 그래도 너굴뱀이 계속 옆에서 분위기를 띄워주려고 노력하고, 약간 대답하기 곤란할 것 같은 질문들은 먼저 알아서 잘라주고 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씩 여유를 되찾았습니다. 그렇게 별문제 없이 인사 자리는 잘 끝났습니다.
저희의 이야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사하러 가는 것 자체에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그냥 그 자리의 불편함, 어색함이 조금 불안할 뿐, 어려울 일은 정말 없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그런 불안함을 커버하기 위해 저희처럼 너무 과도한 선물을 준비하시는 것도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저희의 경우, 선물을 너무 많이 준비해서 오히려 받는 쪽에서 조금 부담스러워하시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직접 만든 과일 바구니에 명절 선물 하나 정도 준비하시면 무난하게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인사를 드리는 사람이 너무 긴장하지 않도록, 소개시켜주는 사람이 잘 챙겨줘야 합니다. 너굴뱀(남편)이 갈비찜을 못먹고 있으면 조금 챙겨주고, 다람곰(아내)이 대답하기 곤란해보이면 다른 주제로 넘겨주는 등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센스있는 행동들이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너무 과하게 준비하지 마시고, 나의 배우자가 잘 챙겨줄거라는 믿음을 가지시고 그냥 마음 편하게 다녀오세요!
(저희 블로그는 업체나 인물로부터 홍보를 대가로 어떤 것도 받지 않았습니다.)
좋았던 곳은 좋았던 이유를
좋지 않았던 곳은 좋지 않았던 이유를
직접 겪은 사실을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결혼준비(고난의 행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 준비] 웨딩홀 투어. 상담받을 때 호구되지 않는 방법 (꿀팁!) (6) | 2021.01.27 |
---|---|
[결혼 준비] 멀리서 오시는 하객들을 위한 버스 대절 (어르신들을 위한 배려) (4) | 2021.01.26 |
[결혼 준비] 상견례 예절 및 주의사항 (3) | 2021.01.23 |
[결혼 준비] 결혼식이 끝난 후 해야 할 일들! (축의금, 감사 인사, 대여/반납 등)<본격적인 신혼여행 준비 시작!> (12) | 2021.01.21 |
[결혼 준비] 결혼식 당일 후편 - 결혼식장 도착부터 귀가까지 (코로나 시대의 결혼식) 허전하고 슬프지만 행복했던 이유 <헤리츠 컨벤션 후기> (8) | 2021.01.20 |